안녕하십니까.

지난해 8월부터 한화투자증권을 맡고 있는 주진형입니다. 인사 드립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지만, 국민 모두 세월호 침몰 사고로 마음 아픈 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진 이번 사고를 지켜보면서 슬픈 마음과 함께 분노하고 개탄해 마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았던 탓에 벌어진 참사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증권업계가 우리 사회에서 맡은 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취임 후에는 저희 회사가 갖고 있는 문제와 저희가 한국 사회에 존속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따져 보았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고객 여러분을 위해 증권사가 있는 것이지 증권사를 위해 고객이 있는 게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증권사들이 간과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도 식상하실 얘기지만, 기본에서 다시 출발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거시경제가 불안정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었고, 주거비와 교육비가 상승해서 중산층이 증권시장으로부터 이탈했다고들 합니다. 주가는 높은데 주식 거래량과 펀드 투자잔고 모두 감소추세를 보이는 까닭이 바로 이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외부적 요인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의 문제, 증권업계 내부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으려 합니다.

오래 전부터 증권사들은 고객의 이익보다 회사와 직원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겨 왔습니다. 고객에게 가치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는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잦은 주식 매매를 유도하곤 했습니다. 고객의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려고 하기 보다는 높은 수수료를 받기 위해 펀드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심하게 말해, 수수료만을 위한 장사를 했다고 비난을 받아도 떳떳하게 변명하기가 궁색할 정도였습니다. 고객을 위한 영업이 아니라 회사나 영업직원을 위한 영업행태를 당연한 것처럼 해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증권사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무너졌습니다.

증권업 위기의 근본 원인은 바로 우리 자신, 증권사에 있었던 것입니다.

저희 한화투자증권은 변하겠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고객이 있어야 저희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겠습니다.
회사의 영업 방식을 과감하게 고객 관점으로 개편하겠습니다.


그 다짐과 계획을 우선적으로 고객 여러분께 알려드리려 합니다.

첫째, 과다한 주식 매매에 대해선 실적을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고객이 맡기신 주식 자산의 평잔 대비 오프라인 매매금액이 분기별 200%* 연간 300%**를 초과하는 수수료 수익은 영업 직원이나 지점의 실적으로 인정치 않겠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매매를 권유하는 폐해는 사라질 것이라 봅니다.

* 분기 오프라인 약정금액이 위탁 자산관리의 평잔 4배
** 연간 오프라인 약정금액이 위탁 자산관리의 평잔 6배


둘째, 매매 수수료를 기준으로 지점이나 영업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개인 성과급을 폐지하겠습니다.
대신, 고객 만족도와 고객의 자산 증대, 비용의 효율성, 이 세 가지 평가를 기준으로 지점별로 성과급을 지급하겠습니다. 개인 성과급 제도 아래에서는 영업 직원들이 더 많은 성과급을 받기 위해 과다하게 주식 매매를 권할 유혹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수) 선취형 펀드 판매나 환매 유도, 고보수형 상품 판매에만 관심이 쏠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직원들은 고객의 신뢰 회복과 고객 자산 증대를 위해 더 좋은 투자 정보와 더 나은 상담 능력을 갖추는데 노력을 집중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고객 여러분께 우리 회사의 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서비스 개선 등에 적극 활용할 생각입니다.

셋째, 리서치 센터의 운영을 개편하겠습니다.
고객만을 염두에 둔 공정하고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은 투자 의견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미리 제시하고 투자 전망이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공정하게 매도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공정한 투자 의견을 제시하여야 할 증권사 리서치 센터가 펀드매니저와 기업의 눈치를 보아 매도 의견 제시를 꺼린다면, 리서치 센터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기관투자자만을 염두에 두고 작성하던 리서치 정보도 리테일 상담 직원이나 고객 여러분의 투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기업 실적발표 주기에 맞춰 모든 증권사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내는 보고서 대신, 1년에 하나의 보고서를 내더라도 고객 여러분의 투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차별화된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겠습니다. 기관투자가에겐 심도 있는 분석을, 리테일 영업 직원이나 고객 여러분에겐 핵심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요약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넷째, 저희는 저희가 잘 아는 상품만 팔겠습니다.
지금처럼 유행과 시류를 따라 잘 팔리는 상품이라고 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일단 팔고 보는 관행에서 벗어나겠습니다. 우선 공급 상품 수를 줄이겠습니다. 운용 프로세스가 건실하고, 펀드 매니저가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운용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은 펀드를 추려서 공급하겠습니다. 투자 성과를 미리 알 수는 없으므로 이들 펀드가 모두 좋은 수익률이 날 것이라고 약속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희 회사는 저희가 잘 아는 펀드만 팔겠습니다.

고객 여러분,

한화투자증권의 '고객 중심 영업 방식 개편'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먼저 시작해야하는 길이라 믿기 때문에, 그 첫발을 내딛으려 합니다. 이런 변화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희 직원들에게도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업계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로서 각오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부탁도 있습니다. 개인 투자가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익이 조금이라도 난 주식이나 펀드는 금방 팔고, 손해가 난 주식이나 펀드는 오래 들고 가는 것이 개인투자가들의 일반적 경향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고객 여러분에게는 가장 나쁜 투자 방법이기도 합니다. 잦은 매매와 단기 수익률을 따르는 투자가 결코 여러분들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유념하셨으면 합니다.

추가적인 영업 방식 개편 방안이 마련되면 즉시 지면을 통해 고객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고객 여러분도 한화투자증권의 변화 노력에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나 미비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주십시오.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한화투자증권과 함께 해 주신 고객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고객 여러분의 투자 가치 향상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한화투자증권이 되겠습니다.

2014년 5월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주 진 형 拜上